노란 우산이 기억하는 것

by 로코서울 편집부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빠져나오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는 없던 비였다.

가방을 뒤적였지만 어제 카페에 두고 온 노란색 우산이 떠올랐다.

그 우산은 단순한 우산이 아니었다. 손잡이 끝에 작은 은색 열쇠가 숨겨져 있는, 할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단서였다.

나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누군가 그 우산을 가져가기 전에 찾아야만 했다.

비가 점점 굵어지는 가운데, 나는 경의선 숲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버스킹하는 사람들과 산책하는 강아지들로 북적였을 '연트럴파크'는 갑작스러운 비에 한산했다.

철길을 따라 조성된 좁은 물길 위로 빗방울이 동심원을 그렸다. 숲길을 벗어나 주택가 쪽으로 접어들었다.

낮고 오래된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선 골목 안쪽, 어제 아침을 먹었던 카페 코니스가 보였다. 이전에 사무실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건물 전체에서 따뜻하고 생활적인 기운이 풍겼다.

문을 열자 아침 햇살 같은 채광이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방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 마치 낯선 집을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한쪽 벽에는 로컬 작가와 협업한 엽서와 에코백, 카페 주인이 직접 모은 빈티지 의류가 소담하게 걸려 있었고, 카운터 옆 작은 칠판에는 '연남 세트 — 토스트, 삶은 달걀, 커피'라고 적혀 있었다.

어제 내가 앉았던 창가 자리에는 지금 아무도 없었다. 카페 종업원에게 우산을 물어보려는 순간, 그가 먼저 말을 건넸다.

"혹시 어제 노란 우산 두고 가신 분이세요?"

그의 손에는 내 우산이 들려 있었다.

손잡이 끝을 살짝 돌려보았다.

은색 열쇠는 그대로였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우산을 챙겨 일어서려는데, 카페 종업원이 조심스럽게 쪽지 하나를 건넸다.

"아까 어떤 분이 우산을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손님 오시면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쪽지에는 낯익은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그 열쇠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다면, 오늘 밤 8시 연남동 223-14번지, 그림 속 카페로 와.'

시계를 보았다. 저녁 7시 30분.

나는 빗속을 뚫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쪽지를 남긴 그 사람은, 할아버지를 알고 있는 걸까?

(다음 화에 계속)

코니스 연남 창가 자리
#연남동#노란우산#열쇠#코니스#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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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1노란 우산이 기억하는 것現在

로코서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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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네를 짧은 이야기와 산책 동선으로 엮는 로코서울 편집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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