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는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코니스 연남에 들렀다.
대단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날의 스콘이 조금 더 따뜻했고, 창가 자리에 앉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이상하게 또렷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홍차에서 김이 올라오는 동안, 이서는 매번 같은 골목을 바라봤다.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면서도, 매번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 수요일도 다르지 않을 줄 알았다.
언더독커피 옆 좁은 골목을 지날 때, 누군가 어깨를 가볍게 쳤다.
"저기, 이거 떨어뜨리신 것 같아서요."
회색 장갑 한 짝. 이서의 것이 아니었다.
"제 거 아닌데요…"
말끝을 흐리자 남자가 어색하게 웃었다.
"아, 그럼 누구 거지.
두 사람은 잠시 그 골목에 서서, 보이지 않는 장갑의 주인을 함께 찾기 시작했다. 담장 위, 카페 입구, 전봇대 아래, 누군가 잠깐 앉았다 갔을 법 한 낮은 턱까지.
결국 장갑의 주인은 찾지 못했다.
대신 두 사람은 빠끼또로 가는 사잇길까지 같이 걸었다. 준우는 이 동네에서 5년을 살았다고 했고, 이서는 3년을 살았다고 했다.
같은 골목을 걸으면서도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다는 게 이상하게 조금 아까웠다.
해가 기울 무렵, 두 사람은 연트럴파크 옆 작은 맥주집에 앉았다. 준우가 자주 들른다는 곳이었다. 창밖으로 사람들이 천천히 지나갔고, 누군가는 자전거를 끌고, 누군가는 강아지와 함께였다.
이서는 문득, 이 동네가 오늘따라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대화는 웃음소리와 함께 깊어져갔고, 장갑은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다음 수요일, 이서는 다시 코니스 연남에 갔다. 창가 자리에 앉아 스콘을 자르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회색 장갑을 든 한 손에 준우가 서 있었다.
"왠지, 여기 계실 것 같았어요.”
(다음 화에 계속)

